Issue No.
004
Interviewee
Jiyoon Kim
Title
“Contemplating Colors GO - AROUND”
Published Date
November 20th, 2023

        Editor’s note
        November 16th,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패션 블로거 김지윤
그녀는 오랜 시간 패션과 라이프 스타일 블로거로 활동하며 현재 단단한 인스타그램 팬을 두고 있기도 하지만 적지 않은 기간 국제 갤러리의 소속 디자이너로 본업을 충실하게 이어오고 있기도 하다.
인스타그램 속 그녀의 주말이 아닌 업이 담긴 일상에 관하여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


네 번째 디코이 인터뷰 아티스트 : 김지윤
한국과 세계의 현대 미술 순환을 매개의 역할을 하는 국내 최고의 현대 미술 국제 갤러리 소속 그래픽 디자이너. 국제 갤러리의 화려한 전시 아카이브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곳에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을 잠시나마 떠올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현대미술 거장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감상의 기회를 제공하는 상징적인 화랑. 김지윤 디자이너는 2019년부터 현재까지 국제 갤러리 소속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 중이다. 이곳에서 전시의 작품과 작가의 전기를 담은 내용부터 작품에 대한 설명이 촘촘히 담긴 갤러리 ‘전시 도록’의 편집디자인을 맡고 있으며 전시에서 우리가 관람하며 볼 수 있는 타이틀과 디스크립션 등의 전시 그래픽 디자인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김지윤 디자이너가 국제 갤러리의 소속이 되던 2019년부터 2023년 5년의 경력을 쌓기까지 어떤 과정에는 이야기가 있을까? 갤러리의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며 작품을 위한 디자인과 그 모든 과정은 일반인에게는 너무나도 생소한 경험이자 디자이너로서는 그야말로 눈이 호강하는 경험이지 않을까?

갤러리 업계에 대한 궁금증이 있거나, 오래전부터 패션 블로거를 시작으로 현재 캐주얼/컨템포러리 감성의  패션 인스타그램@unieeeee계정의 구독자라면 이번 인터뷰가 조금이나마 유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전시가 좋아 갤러리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는 김지윤 디자이너.

내가 처음 국제 갤러리를 알았던 그날의 전시가 아직도 두 눈에 생생하다. 당시 한창 디스토피아와 어글리 뷰티에 빠져있던 나는, 색채가 없는 공간에서 마주한 블랙과 레드의 ‘빨래감’들이 널려있는 광경을 보고 시각적, 감상적 충격을 받았다. 순백의 깨끗한 공간에 유일하게 허용된 그로테스크함. 너무나도 명확한 대비가 자아내는 아우라가 과감하게 도화지를 가로지르는 것과 같은 감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위선과 추함과 거부할 수 없는 이끌림의 어느 겹에서. 해당 전시 관람을 계기로 국제 갤러리는 나의 애정 하는 갤러리 중 한 목록을 차지하게 되었다. 경복궁 돌담을 마주보고 있으며 북촌의 입구에 위치해 있는 국제갤러리. 국제 갤러리의 전체 공간은 K1-K2-K3로 구성되어 있다. 겉으로 보여지는 갤러리 K1의 외관은 다소 평범해 보일 수 있으나, 천천히 뜯어보면 갤러리의 내면의 아카이브는 더욱 화려하다. 국제 갤러리를 배경으로, 김지윤 디자이너를 촬영하기 위해 그녀를 따라 갤러리 주변과 내부 곳곳으로 뜻밖에 여행을 떠나보았다.






E        
        안녕하세요 김지윤 디자이너님! 디코이가 되신 것을 환영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JY                                 
        안녕하세요, 저는 국제갤러리 디자인팀에 소속되어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 김지윤입니다.                                            



















E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주변에 심심찮게 만날 수 있는데, 갤러리 소속의 그래픽 디자이너는 다소 희소한 것 같아요. 아마도 ‘갤러리’ 라는 테마의 업계가 좁기 때문이기도 하겠죠? 어쩌다 일반 디자인 회사가 아닌 갤러리 소속의 디자이너가 되셨는지, 그 과정이 궁금해요.

JY       
       
전시를 보러 다니는 행위가 저에게 활력을 준다는 것을 느낀 뒤 미술 업계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그러다 미술관에서 인턴을 하며 전시 그래픽 디자인에 대해 처음 접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시 공간에서 다양한 시각 언어를 폭넓게 활용하는 작업과 홍보물을 구현해 내는 일에 흥미를 느꼈고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단순히 그래픽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시'라는 것에 대해 더 가깝게 다가가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한 마디로 전시가 좋아 업계에 발 디딘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네요.




















E
        전시가 좋아 갤러리를 첫 직장으로, 원하던 업계에 첫 단추를 끼우던 날. 그런 마음에서 궁금해져요. 추억 속으로 돌아가 첫 출근 일에 가장 먼저 한 일 혹은 가장 기대했던 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신가요?

JY
 
      ‘사회생활 잘하는 쿨하고 멋진 나’를 기대했지만 저에게 닥치는 모든 일에 삐그덕 대는 귀여운 막내가 되어버린 저의 사회 초년생 시절이 생각납니다. (웃음)

E
        디자이너님의 인스타그램을 볼 때면 아름다운 작품과 멋진 화랑과 같은 브랜드에서 일을 하는 모습이 필터 없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그러한 ‘갤러리 소속 디자이너’ 라는 표면적인 형태가 누군가에게는 선망의 업종이 되기도 할 것 같아요.            


JY
        미술 업계에서 디자인을 하고 싶거나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저에게 연락이 꽤 많이 왔던 것 같아요. 저도 입사 전에는 제 주변에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인하우스 디자이너가 없었거든요. 막막했었던 과거의 제가 생각나기도 했고 알려드릴 수 있는 부분들은 꼭 공유해 드리고 싶어 열심히 답장을 해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그 이후엔 연락 오셨던 분이 미술 업계에 합격했다는 좋은 소식도 받아봤던 뿌듯한 에피소드가 생각이 나네요.
                                                                                                 



















E
        갤러리 디자이너와 일반 그래픽 디자이너의 가장 큰 차이점과, 좋은 점 그리고 예상 밖인 부분에는 어떤 것 들이 있을까요? 갤러리 디자이너를 꿈꾸는 독자들에게 실무자로서의 인사이트를 공유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JY
        전시 그래픽 디자인은 관람객의 경험에 직관적이고도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기도 해서 전시의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하는 일인 것 같은데요. 매 전시의 주제를 명확히 파악해야 하고 전시의 의도와 맥락이 크게 벗어나지 않게끔 디자인에 접근을 하고 있어요. 그러나 제가 개인적으로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작가의 전시일 땐 그 전시를 깊게 이해하고 파악하는 게 정말 어렵더라고요. 그 상황 속에서도 최대한의 아웃풋을 내야 하는 게 아직까지도 힘겹고 많이 노력하고 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JY
        보통 저희 팀은 전시를 준비하면서 작가의 스튜디오에 찾아가 초대장에 들어가는 작품을 먼저 확인하고 인쇄에 들어가곤 해요. 사진으로 접하는 작품과 실제로 보는 작품은 정말 느낌이 다르거든요. 해외 작가의 경우엔 불가능하지만 갤러리로 작품이 일찍 들어올 땐 꼭 먼저 확인을 합니다. 최대한 작품을 많이 들여다보고 같은 색깔과 느낌을 초대장이나 도록에 구현하려고 노력해요.” 




JY
        “ 그리고 전시 오픈 전에는 기자들이나 작가, 손님들께 메일로 배포되는 설치 전경 컷을, 전시 오픈 후엔 도록에 들어가는 작품 개별 컷과 디테일 컷 등을 찍고 있는데요.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도록에 들어갈 컷들을 고민하며 촬영 디렉팅도 함께 하고있습니다.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무수한 노력들이지만 또 제가 좋아하는 작품과 가깝게 지낼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기도 하고 뿌듯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웃음-웃음)”







E
        적지 않은 5년이라는 시간 동안 국제 갤러리의 디자인을 담당하고 계신데, 사실 요즘 세대는 3년 이상의 근속을 하는 경우는 드물어 보여요. 5년이라는 기간을 이어오고 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그리고 세월과 함께 갤러리에서 가장 좋아하게 된 공간도 궁금해요. (눈 반짝)

JY
        저는 일과 쉼의 경계가 명확해야 삶의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깨달았어요. 그러고 보니 제가 안정적이고 정해진 루틴대로 일하며 퇴근 후의 쉼도 건강히 잘 챙기고 있더라고요. 그 잔잔한 안정감 속에서도 안주하지 않고 매 전시들이 저에게 새로움과 활력을 더해주는 걸 보니 저는 전시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인가 싶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전 아직도 이 일을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아요.(웃음) 물론 지금보다 더 좋은 기회가 나타난다면 생각이 달라지겠지만요!



그리고 저희 사무실은 마당이 있는 2층 양옥집인데요. 1층 마당에 조경이 잘 되어있는 작은 쉼터가있는데 생각 정리가 필요할 때 앉아서 쉬곤 하는 저의 페이보릿 공간입니다. 손님이 온다면 꼭 구경시켜주는 공간이에요! 이 예쁜 공간에 관람객들은 들어오지 못해 아쉽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저에게 더 좋은 공간이 되었나 싶기도 해요.

E
        3년 전의 고민과 현재의 고민은? 혹은, 갤러리 소속 디자이너로서 근무를 하며 3년 전에 만족스러웠던 부분과 현재 만족하는 부분은 무엇이 있으실까요.

JY
       
저는 산업 디자인 전공이었고 저에게 그래픽 디자인은 오로지 독학과 경험을 통한 배움이었습니다. 전공이 아닌 업을 선택해서 그랬던 건지 3년 차 까지는 자꾸 저의 실력을 의심했었던 것 같아요. 그동안 스스로 누군가에게 내세우지 않았던 노력이었기에 실력이 한눈에 돋보이지 않았지만 그때의 저는 누구보다 치열했고 열심히 흡수했던 배움들이 무척 유의미했습니다. 지금은 그 노력과 작업들이 켜켜이 쌓이면서 더 단단해진 지금의 제가 된 것 같아서 만족스럽고 또 다가올 저의 미래의 모습이 기대되는 요즘입니다.

E
        국내에서도 < FRIEZE SEOUL 2022> 아트페어를 시작으로 올해 <WHITE CUBE 화이트 큐브> 갤러리 등 다양한 상업 화랑이 국내에 많이 진출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갤러리의 디자이너는 어떤 관점을 가지고 계실까요? 

JY
        프리즈 아트페어가 지난해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 열렸다는 사실이 같은 업계 사람으로서 정말 벅차오르는 일이었는데요. 아트페어를 통해 발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세계 각국의 수준 높은 작품을 접할 수 있고 미술시장의 트렌드를 가늠할 수 도 있기에 가장 경제적으로 미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프리즈 기간에만 즐길 수 있는 프리즈 나잇은 각 갤러리들이 즐비해 있는 지역을 기준으로 야간 전시와 파티가 열리는 행사인데요. 이 기간에는 꼭 오셔서 전시도 보고 행사도 즐기고 가시면 평소에 작품을 접하거나 즐기는게 어려웠던분 들께 조금 더 편하고 가까워지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
        김지윤에게 패션의 완성이란? 요즘 자주 착용하거나 좋아하는 브랜드, 아이템, 컬러가 있다면 함께 소개해 주시겠어요?

JY
        베이스레인지Baserange (@baserange)의 옷이 가장 베이직하면서도 하나의 옷으로 여러 가지 연출이 가능해서 자주 입어지고 꾸준히 소비하는 브랜드인 것 같아요. 덧붙여, 사심을 담아! Aieul (@aieul)이라는 브랜드를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제 남자친구의 브랜드인데요, 제가 정말 자주 착용하는 옷이기도 하고요.

남성복 브랜드지만 이번 FW에 처음으로 여성복도 나오게 되었어요.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려요 <3  그리고 덧붙여서 일주일에 5번은 들게 되는 꼼데가르송 아오야마 백을 추천드리고 싶은데요.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옷에 다 잘 어울리는 만능 백이랍니다.



E
        앞으로 예정 된 이슈 혹은 앞으로 예정하고 싶은 이슈는 무엇일까요?
JY

        가까운 이슈는 아니지만 다가올 예정인 결혼(♡)이라고 조심스럽게 전합니다!




✶ 3 Things love ✶


- 가족 애인 친구
- 맛있는 음식과 술
- 꽃과 식물


✶ 3 Things I appreciate for ✶


- 나 포함 주변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
-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것
- 평생 내 편이 되어 줄 친구들과 애인이 있는 것

Thank you for joining the interview.
Interviewee    Jiyoon Kim
Interview & Photo    Seoyeon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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